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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|0||0전국노래자랑 시간이면 자석에 끌리듯 티브이 앞에 다가 앉는다.
가수들의 노래보다 진행을 맡은 송해씨를 보며 오빠 생각을 한다.
나는 오빠가 여러 명 있었는데 둘째 오빠가 송해씨와 나이가 비슷하다.
오빠는 진주사범대학교 다닐 적에 사상이 불온하다 하여 붙들려 가고는
지금까지 생사를 모른다. 어떤 사람 말에 따르면 북으로 넘어갔을 거라
하고 또 다른 사람 말로는 감옥에 갇혔다가 탈출해서 중리 뒷산에서
총알 맞아 세상 떠났다고 하는데 애통한 어머니는 곡기를 끊고 누우셨다.
그때 대숲에 사는 풀꾹새가 어머니의 슬픔을 위로하듯 극성스럽게 울었고
우리들은 철따라 피는 붉은 꽃 앞에서도 곱다는 말을 차마 못했다.
송해씨는 북에서 왔다던데 우리오빠도 소문처럼 북에서 살고 있을까.
졸시 한편 적으며 만첩 생각에 젖는다.

오빠 생각

서당 앞 붉은 동백 누가 심었는고
심었으면 붉게 피게 그냥 두시지
하얀꽃 접목을 왜 시켜서
오가는 시선들 말 많게 하는가
겨레사랑 하는 마음 하도 붉어서
빨갱이라 몰리는 이름 석 자
나 대신 말해 주오 말문 열듯이

2019년 6월
이영자 젬마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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