제대 앞에는
여러분이 봉헌한 촛불이
아름답게 일렁이고 있습니다.
여러분!
엉덩이를 의자 뒤쪽을 깊숙이 밀어
등을 의자 등 받지에 붙이며
척추를 고추 세우며
앉으시고
두 발은 두 뼘 정도 벌리고
목을 세우고
어깨는 살짝 내리며
두 손은 앞쪽으로 편안히 놓으시면서
턱은 아래로 내리고 입술은 다물고
입꼬리는 살짝 오리며
눈을 살그머니 감으세요.
오늘 밤 행사가 길어
시계의 긴 분침이
한 바퀴를 돌았지만,
성모님과 밀회를 나누는 이 순간
어머니의 망토 안으로 파고드세요.
성모님 화관 예뻐요?
고개를 들어 어머니와 눈 맞춤하세요.
어머니는 우리의 작은 마음을 기뻐하며
하느님께서 맡기신
넘치는 은총의 보화를 내리실 테니,
여러분이 촛불 봉헌 때 못다 한 이야기
성모님께 몰래 속삭이세요!
저는 성모님을 통한
아름답고 평화로운 길을 알지 못하고
세상살이의 두려움과 고통을 이겨내는 것이
명예로운 십자가인양, 안고지고 살아왔습니다.
성모님도 예수님을 그렇게 따르셨을테니까!
눈물 한 방울에 묵주 한 알 세며
용기를 움켜잡았습니다.
저를 낳은 육신의 어머니가 하느님 품으로 가고
세상에 혼자 남아 허우적거리느라
움켜잡았던 용기를 모두 놓치고 슬픔에 잠겼을 때
성모님이 저를 몰래 찾아오셔서
“내가 있잖아, 내가 너의 엄마란다!”
다독이셨습니다.
몽당연필 신앙인인 저는 그렇게
하늘 엄마~ 마음의 여왕 품속에서
악으로부터 보호받고
겸손과 온유의 사랑을 나누며
성모님의 신비를 거듭거듭 찾아보고 있습니다.
캄캄한 한밤중을 지나
구원의 새벽 샛별로 빛나시는
다시 오실 어머니
정의의 태양이 빛나는
황금궁전의 뜰에
몰래 한 사랑의 기도와 찬미가
어머니의 기쁨이 되었으면
정말 좋겠습니다.
성모님 감사합니다. 사랑합니다.